[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은 일본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 공익법인 도시바국제교류재단, 서울대학교 연구처(국제학술회의 개최경비 지원)의 후원으로 〈포스트-포스트 냉전 시대에 일본, 아시아, 냉전 자유주의 질서를 생각하다〉(Japan, Asia, and the Cold War Liberal Order Revisited in the Post-post Cold War Era) 주제로 12월 14일(목) 오전 9시30분~오후 6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회의실(140-2동 401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북미(미국, 캐나다), 유럽(영국, 네덜란드), 호주, 일본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 중인 관련 분야 권위자와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소장 연구자를 초청하여 글로벌하고 트랜스내셔널한 시각에서 일본, 아시아, 냉전 자유주의 질서를 고찰하여 포스트-포스트 냉전 시대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응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영 동시통역을 제공하여 발표자와 참석자들 간의 깊이 있는 이해와 교류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른바 냉전의 '종언'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현재, 급변하는 세계 정세로 인해 우리는 포스트 냉전 이후의 시대, 즉 포스트-포스트 냉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제 정치와 국내 정치 양쪽에서 자유주의 질서의 위기가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냉전 시대를 연상시키는 자유주의 체제 방어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냉전과 포스트 냉전 시대의 자유주의 질서는 제국주의의 유산 및 그 지속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었으며, 아시아에서는 탈식민 과정과 중첩되어 종종 열전의 형태로 전개되었던 냉전이 제대로 끝난 적이 없다.

포스트-포스트 냉전 시대에 제국주의 시대와 포스트 냉전 시대를 포함하는 장기 냉전의 맥락에서 일본과 아시아를 둘러싼 자유주의 질서를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이에 서울대 일본연구소에서는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트랜스내셔널한 시각의 연구자들과 함께 포스트-포스트 냉전 시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오랜 근원을 밝히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냉전과 포스트 냉전 시대에 자유의 이름으로 행해진 정의와 폭력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인 리사 요네야마(Lisa Yoneyama) 토론토대 교수가 “Cold War Justice: Transpacific Critique of America’s Liberal Empire”(냉전의 정의(正義): 미국의 자유주의 제국에 대한 트랜스퍼시픽 비평)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 분야에서 선구적이고도 획기적인 연구로 꼽히는 요네야마 교수의 저서 Cold War Ruins의 한국어판 『냉전의 폐허』가 올해 출간된 바 있다.

본 학술회의는 총 3부로 구성된다. 각각 〈The Cold War Liberal Order and Postcolonial Asia〉(냉전 자유주의 질서와 포스트콜로니얼 아시아), 〈Inside and Outside of Postwar Liberal Democracy〉(전후 자유민주주의의 안과 밖), 〈The Liberal Order in the Long Cold War〉(장기 냉전하의 자유주의 질서)로서, 1부에서는 듀크대 리오 T. S. 칭, 셰필드대 최덕효, 서울대 일본연구소 정신혁이 각각 타이완, 미군정하 일본의 자이니치, 오키나와에 집중하여 아시아의 불완전하고 폭력적인 탈식민지화를 동반했던 냉전 자유주의 질서의 성립 및 유지에 대해 발표한다.

2부에서는 도쿄대/SOAS의 크리스토퍼 거타이스, 호주 커틴대 레토 호프만,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의 세쓰 시게마쓰가 각각 우익, 젠더, 노동과 산업유산에 초점을 맞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안정적 지속 이면에 존재했던 균열과 비판에 대해 다루며, 3부에서는 호주국립대 사이먼 아베넬, 서울대 일본연구소 정지희, 라이덴대 히토미 고야마가 장기 냉전이 지탱했던 자유주의 질서의 구조적 변동과 현시점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분석한다.

그간 국내의 일본학 관련 학술행사가 한일 연구자 간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데 반해,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영어권의 냉전, 자유주의, 탈제국화와 탈식민화 연구를 대표하는 역사학, 문학, 국제정치학, 인류학, 젠더와 미디어 연구자들과 국내의 대표적인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현재 시점에서 일본, 아시아, 냉전 자유주의 질서를 돌아보는 세계 최초의 국제학술대회로서, 한일관계, 혹은 한미일 관계의 틀을 넘어 글로벌한 시각에서 일본 연구 아젠다를 선도하고 냉전 시대에 근원을 둔 지역학 관점을 넘어서는 ‘포스트-지역학’적 시각을 제시하여 시사점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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